[시론] 조직공학적 臟器제작..閔炳顯 <아주대 정형외과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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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가까운 사람이 간기능 부전으로 오래 고생하던 중 아들 간의 일부를 이식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헛되어 아버지는 세상을 버렸고,아들은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소식과 비슷한 일은 장기 이식과 관련된 잡지에서 심심치 않게 접한다.
인간의 수명은 인체의 장기 수명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인간의 수명이 연장될수록 인간은 장기의 기능 부전 혹은 마모로 고통을 겪게 된다.
현대 의학의 주요 대상질환이 되고 있는 성인병이라는 것이 바로 이같은 현상으로 말할 수 있다.
장기가 마비되었을 때 사람은 대체 장기를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부득이 타인의 장기를 이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 이식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장기를 이식함은 면역으로 인한 거부 반응,병의 감염 등 자체적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해마다 4만명의 간이식이 필요한데,간을 이식받는 환자는 2천4백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장기 부족 현상을 해결할 길은 무엇인가.
21세기 들어 매스컴을 통한 인간 게놈 지도의 완성과 인간복제 소식은 무병 장수라는 희망과 흥분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
특히 자신의 신체구조와 똑 같은 다른 하나의 자신 제작을 목표로 하는 인간복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장기에 걸쳐 '스페어 장기'를 준비할 수 있게 하므로 장기이식의 가장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배아나 수정난을 이용해야 하므로 이에 수반되는 윤리적 문제로 볼 때 '생명의 존엄성 파괴행위'라는 공격을 면할 수 없다.
인간 장기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과학적 방법이 생체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분야다.
생체조직공학 기술은 생명과학 의학 재료공학의 기본개념과 기술을 통합한 것으로, 인간 세포를 성장시킨 뒤 지지체 위에서 키우는 방법으로 생체 조직 및 장기를 체외에서 만드는 기술이다.
생체조직공학적인 장기제작에 사용되는 세포는 환자자신의 조직에서 분리할 수 있고,또 사람의 골수 피부 혈관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윤리적 사회적으로도 전혀 문제점이 없다.
조직공학은 1980년 미국 MIT에서 화상환자를 위한 인공피부 제작을 시작으로 새로운 학문의 영역으로 인정받았으며,연골 요도 방관의 임상적 사용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밖에 심장판막 뼈와 같은 구조적 장기 뿐 아니라 혈관 췌장 간 신장 신경조직과 같은 기능적 장기의 생체조직공학적 제작에 관해서도 많은 과학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유럽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선 국가적 기업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매년 조직이나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 환자가 수천만명에 달해 해마다 8백만건 이상의 수술이 필요하고,이에 따른 의료비 지출은 약 4천억달러로 추산된다고 하니 조직공학적인 장기제작이 갖는 경제적 가치는 가히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이다.
국내의 생체조직공학 현황은 90년대 중반부터 관심있는 의·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생체조직공학의 산업화에 필수적인 학계간의 유기적인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적 기업적 투자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조직의 상품화가 시작된 미국 등에서도 다른 장기제작 수준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인 연구투자가 있다면 21세기 국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과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
창세기에 아담의 갈비를 취하여 이브를 만든 것은 조직 공학의 효시이며,조물주가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원의 방법으로 제시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부디 이 구원의 방법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찾아지기를 기대한다.
bhmin@madang.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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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