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지난 99년 '쉬리'를 필두로 한국영화가 잇달아 관객동원 신기록을 세우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데다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이런 상황에서 임권택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은 국제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입지를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커지는 시장규모 =지난해 개봉된 52편의 한국영화를 본 관람객은 총 4천여만명으로 추산된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무려 50%에 육박한다. 2000년의 32.0%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친구'(8백20만명) '조폭마누라'(5백30만명) '엽기적인 그녀'(4백80만명) '신라의 달밤'(4백40만명) 등이 대박을 터뜨린 결과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돼 한국영화의 관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영화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공공의 적'(3백3만명)에 이어 최근에는 '집으로…'가 3백8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규모를 늘리고 있다. 영화제작 업체수는 지난해말 현재 9백18개로 지난 99년(3백67개)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 수출액 급증 =국내 영화시장의 가파른 증가세와 함께 한국 영화의 수출액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98년 3백98만달러이던 한국영화 수출액은 99년 5백73만달러, 2000년 7백35만달러, 2001년 1천1백25만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집으로…'가 미국 파라마운트사에 판권료 23만달러에 판매됐으며 홍콩에선 지난 2월부터 상영된 '엽기적인 그녀'가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1천6백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였다. 이같은 수출붐은 칸 영화제에서도 이어져 수출계약이 잇따랐다. 시네마서비스는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취화선'을 프랑스에 13만달러를 받고 판 것을 비롯해 '화산고' '흑수선' 등의 한국영화 패키지를 태국 싱가포르 등에 50만달러에 수출했다. ◆ 높아지는 한국영화의 위상 =세계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낙타(들)'이 프리부르영화제 그랑프리ㆍ시나리오상, '소름'이 판타스포르토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ㆍ감독상ㆍ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취화선'이 권위있는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음에 따라 한국영화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칸 수상작은 거의 모든 영화제에 초청되며 판권흥정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수상 직후 프랑스의 유력 배급사가 '취화선'에 대한 유럽 전역 판권협상을 제의해 오기도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