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연일 '사자'에 나서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백4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지난 14일 이후 22일을 제외하고 8일 연속 순매수행진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금액은 1천51억원이나 된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매매기조가 순매수로 돌아선 걸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최근 매매패턴을 볼 때 투자심리를 안정시킨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매수종목을 살펴보면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사기보다는 '종목'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순매수로의 전환을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들어 외국인은 이동평균선을 활용한 매매타이밍을 적극 활용하는 등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순매수 대상 종목이 IT관련주가 아니라 종전의 주 매수대상이었던 통신주와 내수주 쪽으로 몰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시 살아나는 외국인 매수=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팔 때 이동평균선을 활용해 저점매수 후 고점매도하는 단기매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초 주가상승기에도 이같은 매매패턴을 구사해왔다. 외국인은 지수가 20일 이평선을 지지하며 횡보하던 지난 1,2월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3월까지 모두 3천4백83억원어치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그러던 외국인은 지난 4월 들어서부터 사들였던 주식을 집중 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 3월25일 장중 고점(96.46)을 형성한 뒤 옆걸음질하던 지수가 4월1일 급락으로 5일선이 20일선을 깨고 내려서자 매도공세가 본격화됐다. 이후 기술적 반등이 나왔으나 20일선 돌파가 무산되자 매도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외국인이 4월 한달 동안 2천9백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고점 대비 23포인트(24%) 하락했다. 저점매수 후 고점매도로 짭짤한 수익을 챙겼던 셈이다. 이런 패턴은 이달에도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이달 들어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건 지난 15일.이날 외국인의 2백41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지수가 20일선(78.50)에서 마감된 이후 22일 하루를 제외하고 27일까지 순매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수종목은 업종대표주로 회귀=외국인들이 다시 코스닥시장에서 입질에 나서고 있지만 사들이는 종목은 이전과 다르다. 올초 성장성이 부각되며 중소형 신기술주로 분류되던 IT종목을 이익실현한 뒤 통신주 내수주 가치주 등 종목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올 들어 사들였던 IT종목을 차익실현한 뒤 달러약세로 빠져나가지 못한 자금이 조정장에서 안정적인 통신주나 내수주 가치주 등 과거매매 종목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시장이 하락하면 언제든지 매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