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이틀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 주 금요일 미국 재무부채권 금리가 제자리걸음해 국내 금리도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25일까지 수출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국채 입찰이 실시되지 않고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수급이 호조를 보여 금리상승이 저지됐다. 주식시장이 오후들어 하락 전환하고 오는 29일과 31일에 발표되는 산업생산,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망이 무성했지만 금리 변동성은 쉽사리 확대되지 않았다. 27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6.31%를 기록했다. 호가는 수익률 6.29∼6.33%에서 이뤄졌지만 체결은 6.31%에서 주로 이뤄졌다. 거래가 뜸하게 이뤄져 투자자들이 금리 방향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 역시 전날과 같은 6.75%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6.12%, 5.46%로 전날과 같았다. 회사채 금리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7.08%,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11.03%를 기록, 지난 주 금요일과 변함 없었다. 국채 선물 역시 거래가 뜸하게 이뤄지고 움직임은 보합권 안으로 제한됐다. 6월물은 전날과 같은 103.98로 마감했다. 6월물 거래량은 1만6,885계약을 기록, 지난 3월 8일 1만584계약을 기록한 후 가장 적었다. 9월물을 더한 전체 국채선물 거래량은 1만6,960계약에 불과해 지난해 7월 16일 1만3,103계약을 기록한 뒤 가장 적었다. 이날 국채 선물 시장에서 투신사는 1,763계약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006계약 순매도했다. ◆ 환율 하락 vs 펀더멘털 호조 = 지난 주말 미국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따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하락세를 이었다. 환율은 1,240원이 붕괴되며 15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 하락이 물가 하락과 금리인상 가능성을 축소해 펀더멘털 호조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낮은 수준에 묶어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증권의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시킴과 동시에 정책 당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환율 하락은 가중돼 수출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나빠지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어 오 팀장은 "오는 29일 발표되는 4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달 소비자물가가 전달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이 급락해 국고 3년물 금리는 6.30%선에서 등락하는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5월 들어 25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3.1%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달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퍼져 있어 수출 호전 재료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