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썰렁하기만 하던 대회 분위기가 개막 D-7을 고비로 고조되기 시작, 개최도시를비롯한 곳곳에서 열기가 느껴질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직 한국에 비해 미지근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가 본선에 들어가면 상황은달라질 것이라는 게 일본조직위원회(JAWOC)측의 희망 섞인 전망이다. 일본을 오랜 잠에서 깨운 것은 지난 25일 스웨덴과의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일본은 이날 전반 20분 헨리크 라르손의 왼쪽 크로스에 스리백이 뚫리면서 마르쿠스 알베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18분 브라질 귀화선수 알렉스가 나카타히데토시 머리에 살짝 스치는 왼쪽 크로스로 자책골을 유도, 1-1로 비겼다. 경기 내용 면에서 일본은 분명 열세였지만 유럽원정에서 레알 마드리드 2진과노르웨이에 잇따라 패한 뒤에 얻은 결과라서 성적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관심은 시청률에 고스란히 반영돼 대표팀 경기가 실로 오랜만에 프로야구를 앞지르는 `기록'을 세웠다. 27일 시청률조사 전문기관인 `비디오리서치'에 따르면 스웨덴전 TV중계의 평균시청률은 지역별로 관동(關東) 25.6%, 관서(關西)지역 19%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요미우리 자이언츠-히로시마 카프전(관동 15.5%-관서 13.5%)을 능가했다. 호시노 전 주니치 감독이 이끄는 한신 타이거즈의 초반 돌풍에 힘입어 옛 인기를 회복 중인 야구 시청률이 두 지역 모두 축구에 진 것은 올들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야구 일색이던 일본 스포츠지들의 톱 기사도 축구로 바뀌고 있다. 지난 27일 공격형 미드필더 오노 신지의 복통이 닛칸스포츠와 스포니치의 1면을장식했고, 모든 방송과 신문들이 개막 전 붐 조성 차원에서 축구를 부각시킬 방침인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자의반, 타의반으로 월드컵 열기가 살아나면서 공식상품 판매도 오랜 부진에서 벗어났다. 한 제과업체는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등 스타선수를 닮은 월드컵 기념 과자를내놓아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고 월드컵 로고가 들어간 종이컵 업체는 공장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여기에 법망을 몰래 피해가는 `앰부시' 마케팅도 극성인데 라이선스가 없는 한주류업체는 개막에 맞춘 축구관련 상품 출시로 재미를 보다 공식업체와 마찰을 빚고있다. 10개 개최도시를 중심으로 열리는 16강 기원 제사 또한 월드컵 붐조성에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