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4:49
수정2006.04.02 14:52
광고의 성공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엔 여러가지가 있다.
광고가 나간 뒤 제품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체크하면 그 효과는 쉽게 파악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광고의 효과를 일상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광고 내용과 음악이 화제가 되는가 하면 코미디 프로그램 소재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요즘엔 인기 광고 음악을 핸드폰 멜로디로 다운받는 젊은이도 많은 편이다.
이런 관점에서 전자양판점 하이마트의 TV광고 "학교"편과 "한강둔치"편은 성공작으로 꼽혀도 손색이 없다.
제작을 맡은 커뮤니케이션윌은 소비자들이 친밀감을 갖고 하이마트 매장을 찾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CM송은 오페라를 패러디해 만들었다.
광고에 사용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제 3막에 나오는 "여자의 마음"은 멜로디가 널리 알려진 곡.
"학교"편은 중학교 남녀 교사가 노래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다가 학생들에게 "딱" 걸리는게 주된 내용이다.
결혼에 이른 두 교사는 에어컨 구매를 놓고 "한강둔치"편에서 가사만 바뀐 CM송이 다시 흘러나온다.
커뮤니케이션윌의 강귀철 차장은 "소비자들이 거리감을 없애고 전국 2백30개 하이마트를 찾도록 하는데 CM송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며 "광고를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CM송까지 흥얼거린다는 점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광고 내용과 CM송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핸드폰 멜로디로 애용되면서 하이마트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이마트는 전국 직영 매장의 매출액이 광고가 나간 뒤 30%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광고를 보고 처음으로 매장에 들렀다는 사람도 많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도 광고가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이마트 광고 때문에 "피곤한(?)" 사람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저런 광고를 만들라"는 최고경영자(CEO)의 주문에 속앓이를 한 광고담당자들과 제작사들,대학생들의 리포트 자료 요청에 시달리는 하이마트 광고팀이 바로 그들이다.
한편 "하이마트송"은 올해 실시될 각종 선거에서도 가사가 바뀌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