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소설가 복거일씨가 자기 돈 1천만원을 들여 '자비(自費) 광고'를 했다. 출판사 아닌 개인이 자기 돈으로 신문광고를 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일간신문에 광고를 내려면 보통 5단 기준으로 회당 7백여만원 안팎이 든다. 이는 책을 1천5백권 팔아야(매출액 기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광고를 두번 하면 초판 인쇄 3천부를 모두 팔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요즘 같은 광고인플레 시대에 1회 광고로 1천5백부를 판매하기란 힘들다. 그럼에도 광고를 내는 것은 광고가 나가면 도매상과 대형 서점에서 독자를 예상하고 미리 책을 주문,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그 돈으로 다시 광고를 한다. 그러나 이 순환고리가 깨지는 순간 출판사는 도산하게 된다. 출판사들은 보통 매출액의 10%를 광고비로 책정한다. 이는 저자들에게 주는 인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광고를 별로 하지 않고 입소문이나 TV방영만으로 수십만부씩 팔리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블루데이 북스'(바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창작과 비평사)'연탄길'(삼진기획) 등이 이런 책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책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탄생한다고 한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