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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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서머힐은 대안교육의 대명사로 알려진 '대안학교'이다.
교육학자였던 A S 닐이 1921년 서퍽지방에 세운 이 학교는 "학생은 두려움 없이 교육받아야 하며 학생에 맞춰 교육을 시킨다"는 설립당시의 이념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화 사회에서 기계부속품으로 전락한 인간성의 회복이 교육의 주된 내용이다.
서머힐보다 2년 앞서 대안학교로 출발한 독일의 발도로프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 반기를 들고 설립됐다.
미국에서는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을 가르치는 대안학교의 성격인 '홈 스쿨링(Home-Schooling)'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홈 스쿨링 지지자들은 미국의 공교육이 학생들의 학습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키고 마약이나 음주 흡연 같은 사회적 병리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또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학교에서 기도를 금지시킨 것도 홈 스쿨링이 관심을 끄는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재 홈 스쿨링을 받는 학생은 미국에서만도 1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90년대 들어 청소년 폭력과 범죄가 급증하고 비인간적인 공교육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대안교육에 대한 논의가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교육부는 매년 7만명에 이르는 학교부적응 중·고학생들을 위해 교육법시행령을 고쳐 여러 가지 형태의 학교설립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학업에 뜻이 없이 계속 비행을 저지르다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다.
이것은 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들의 상처를 어루 만지며 양지로 선도하자는 독지가들이 돈을 모으고 강사로 나선다.
며칠전 서울 혜화동에는 무작정 학교를 떠난 학생들을 위해 대안학교인 '꿈틀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 각 분야의 8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일부 대학에서 특별전형을 통해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을 뽑는다고 하니,순간의 충동으로 탈선한 학생들이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대안'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속속 세워져 날로 심각해져 가는 청소년문제가 다소나마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