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park@dw.co.kr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인력(人力)인데 그동안 근면함과 높은 학력수준,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은 임금으로 잘 버텨왔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중국이 부상하고 동남아가 뜨더니 이젠 웬만한 선진국과도 임금수준이 비슷해지면서 해외로 탈출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과거 같으면 단순 노동력을 이용한 수출이 우리의 주무기였으나 뇌본주의(腦本主義)라고 일컬어지는 지식경제시대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인재가 국제경쟁력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국가간 경쟁이 첨예화되고 일등이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때일수록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습득과 이를 활용한 제품 생산,그리고 마케팅능력이 필수적인데 이를 가능케 하는 매개체는 세계의 공통어인 영어라고 할 수 있다. 몇년전부터 영어공용어화 논쟁이 있은 이래 이제 영어는 유치원 때부터 사교육이 번성할 정도로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이 돼 버렸다. 따라서 공용어화가 옳든 그르든 간에 영어문제로 국민 대다수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이 문제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 진지하게 논의해볼 만한 과제가 아닌가 한다. 영어는 18억명이 사용하는 국제어이고 거의 모든 국제회의가 영어로 열리며,인터넷언어는 모두 영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산업,지식의 네트워크가 세계화돼 갈수록 영어활용능력은 우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제 우리의 국가위상도 올라 국제교류가 빈번해진만큼 우리의 문화나 산업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도 영어사용인구가 많아져야 하고 또한 더 수준 높은 영어가 요구된다. 영어를 비롯한 주변국 언어에 대한 니즈(needs)는 큰 데 국가의 정책이 이에 따라 주지 못한다면 빈부의 격차는 결국 외국어의 격차와 정보의 격차로 이어지고 국민통합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경영시대의 근로자는 비용(cost)이 아니라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이라고 했듯이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인적자원을 가진 우리가 그 능력을 표현할 언어수단이 결여돼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가간 물리적 거리나 시간적 간격이 없어져버린 오늘날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가 살 길은 네덜란드나 스위스의 경우처럼 다중언어능력으로 세계와 교류하며 사는 것이며,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대다수가 영어 또는 주변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글로벌 시티즌'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