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기간을 맞아 특급호텔들은 VIP 고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호텔들마다 VIP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갖가지 묘안들이 백출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월드컵 VIP 호텔'인 신라호텔의 경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준비상황을 사전 점검할 정도로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신라호텔은 총 7백여명에 달하는 VIP 고객 개개인의 입맛까지 미리 조사해놨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축구황제' 펠레 등 유명 인사들의 성격과 취미, 선호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등 개인정보를 파악해 '맞춤요리'를 제공한다. 또 객실온도를 고객들의 소속국가 현지 날씨에 맞춰 유지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공식 파트너 기업의 CEO가 묵는 방에는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의 상품이 눈에 띄지 않도록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이 묵는 신라스위트룸 객실 가격은 하루에 5백50만원이고 후앙 아벨란제 전 FIFA 회장이 이용하는 프레지덴셜스위트룸은 7백만원짜리다. 펠레는 하루 2백80만원인 로열 스위트룸을 사용하고 있다. 포르투갈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리츠칼튼은 객실내의 소음 온도 습도 등을 과학적으로 체크해 객실 분위기와 상태를 최적화해 주고 있다. 또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자국 상황을 매일 볼 수 있도록 포르투갈 국영방송을 한달간 객실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욕실에는 미니TV까지 마련해 목욕하면서 다른 팀의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심판진이 묵는 그랜드힐튼호텔은 모든 직원과 투숙객들이 비표 형태의 스티커를 달도록 했다. 심판들에겐 선수못지 않은 체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하루 3끼 식사를 뷔페로 마련하고 메뉴도 고단백 스태미나음식으로 장만하고 있다. 미국팀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은 직원들을 비상 대기시켜 선수들과 VIP 고객들의 요구에 즉각 대응토록 하는 '퀵 서비스' 체제를 가동중이다. 중국팀이 머물고 있는 하얏트리젠시제주는 중국에 있는 자매 하얏트호텔에서 2명의 주방장을 초청, 중국 특선메뉴를 마련했다. 쉐라톤워커힐호텔에 여장을 푼 프랑스 대표팀의 경우 호텔측이 에비앙 생수를 비롯한 음료수들을 객실 냉장고에 비치했으나 선수단은 자신들이 먹을 음식을 모두 프랑스에서 공수해와 냉장고에 채웠다. 여기에 전담요리사까지 데려와 이들의 지휘아래 음식을 만들도록 하는 유난을 떨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