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추락과 IT(정보기술) 경기회복의 '확인'이 계속 지연되자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이다. 29일 코스닥지수는 장중에 연중 최저치(72.02)를 하향 돌파하며 지난해 연말 지수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수 이동평균선도 3일째 역배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동평균선이 1백20일,60일,5일 순으로 역배열되면 통상 전형적인 약세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증시 전문가들도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증시와 거래소시장의 흐름에 연동된 '눈치보기 장세'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가격메리트와 외국인의 순매수세 등을 감안할 때 '70선 붕괴' 등 추가조정의 가능성이 낮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손범규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확인이 시장흐름의 관건"이라며 "2·4분기 실적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내달 중 주요 IT기업의 실적호전이 확인되면 시장이 강한 상승모멘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속출하는 신저가종목=코스닥시장이 3일째 하락하며 신저가종목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신저가종목(52주 기준)만 해도 1백개에 육박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 로커스 퓨쳐시스템 안철수연구소 대인정보시스템 소프트포럼 등 관련업종의 '대장주'들이 신저가종목군에 합류하며 등록 후 최저가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연초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1분기 등 실적에 반영되지 못한 게 급락배경으로 풀이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미국증시의 추락과 맞물리면서 실적회복이 차차 가시화되고 있는 종목들도 동반하락하는 등 시장이 점차 '조급증'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 시장의 주도주로 부각됐던 3D(D램 디스플레이 디지털)종목들도 하락세로 돌아서며 대부분 지난해 연말 주가 수준으로 밀려나고 있다. ◆투자전략=2분기 들어 실적회복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종목들로 투자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권고다. 특히 2분기 들어 대규모 수주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실적호전 기업의 1순위로 꼽힌다. 이날 신저가를 기록한 대인정보를 비롯해 도원텔레콤 엔플렉스 자원메디칼 등은 4월 이후 수주 규모가 지난해 총 매출액의 20%를 웃돌고 있다. 또 외국인이 5월 들어 꾸준히 순매수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수관련대형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