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물 영향으로 징검다리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 오르면 다음날 약속이나 한듯 하락하는 하루짜리 등락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29일 종합주가지수는 3천1백16억원 규모의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바람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미국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선물가격이 약세를 보인(백워데이션) 탓이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860선 안착에 실패한 지난 21일부터 프로그램이 시장을 이끄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종합주가지수는 1천96억원의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나오며 28포인트 넘게 하락했으나 다음날 1천90억원의 프로그램매수 물량이 유입되며 전날 하락폭을 곧바로 만회했다. 이후 프로그램매도·매수 물량에 따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해 왔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21일 이후 시장이 하루 걸러 등락이 엇갈리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주도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투기적인 선물거래로 시장이 빠지면 저가매수세가 붙고 다음날 상승하면 선물에서 차익실현에 나서 시장이 밀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선임연구원은 "이날 장중에 4천억원이 넘는 프로그램물량이 쏟아지며 끝없이 밀릴 듯 하다가도 장중에 반등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 선임연구원은 "다음달 12일의 트리플위칭데이(선물 옵션 개별주식옵션의 동시 만기일) 이후 트래킹에러를 우려한 매수차익거래 잔고 청산부담 등으로 시장이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제반 이동평균선이 한 곳으로 몰려 변곡점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