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5월 흑자가 더 걱정스럽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3천만달러에 그쳐 한달전보다 10억1천만달러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올들어 4월까지의 흑자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17억4천만달러에 그쳤다.
이대로 가면 올해 국제수지 사정이 심상치 않을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올해 국제수지를 낙관하고 있다.
5월중 경상수지가 지난달과는 대조적으로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통관기준으로 매달 25일까지는 적자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달에는 흑자규모가 벌써 7억∼8억달러에 달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이번달 경상수지 흑자가 15억∼20억달러나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5월 대폭적인 경상수지 흑자 기록의 의미를 외환당국과는 달리 풀이한다.
원화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기업들이 수출품은 서둘러 실어내는 반면 수입품 통관은 가능한한 늦춘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수출은 앞당기고 수입은 늦추는 이른바 '리드스 앤 래그스(leads & lags)' 현상의 후유증으로 올 하반기 경상수지는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어느때보다 크다.
원화강세가 아니라도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수입증가로 인해 국제수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달 수출이 작년 4월보다 9.2% 늘어났지만 수입이 11.8%나 증가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한달전에 비해 7억7천만달러나 감소한 것만 봐도 그렇다.또한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됨에 따라 해외여행 증가로 인한 국제수지 악화에도 유의해야 한다.올들어 지난달까지 여행수지 적자가 9억2천만달러나 늘어났는데 이는 같은 기간중 경상수지 흑자 감소폭의 56%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 약세로 돌아섰지만 국제유가 역시 언제든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올해 수출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반도체값이 크게 떨어졌고 원화강세로 인해 자동차 석유화학 등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며 철강은 각국의 보호주의 압력 때문에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게다가 잇따른 선거와 소비증가로 인해 물가불안이 가시화될 경우 수출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책당국은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대폭감소를 유가상승과 해외여행 증가,그리고 배당금의 해외송금 등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들이 겹친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국제수지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 좀더 적극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환율 등 정책변수 운용도 재고해야 할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