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우승컵은 우리의 것" 마침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번 2002월드컵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어느 나라가 영예의 우승컵을 차지할 것이냐다. 대다수의 축구전문가들은 주저없이 우승후보 1순위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98대회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1위에 올라있는 프랑스는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결승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는 98년 월드컵 우승이후 2000 유로선수권,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아트사커"의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를 맞아 수많은 선수를 테스트하며 전력을 보강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프랑스는 2~3명을 제외하고는 98년 우승 당시의 멤버들을 고스란히 유지,탄탄한 조직력과 완벽에 가까운 전술이해력을 자랑한다. 프랑스 공격의 첨병으로 나서는 다비 트레제게와 티에리 앙리는 각각 이탈리아 세리에A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한창 물이 올라 있다. 그러나 프랑스팀에도 걱정거리가 없지 않다. 팀전력의 핵심인 지네딘 지단이 지난 26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세네갈과의 개막전에 출전지 못하게 된 것.로제 르메르 감독은 이와 관련,"지단의 부재를 느낄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전력의 공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축구는 팀워크 경기이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남미예선에서 단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고 가장 먼저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단연 세계최강이다. "득점기계"로 통하는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 아리엘 오르테가 등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양과 질에서 어느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프랑스의 지단에 견줄만한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후안 베론과 백전노장 시메오네가 이끄는 미드필도진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하다. 포체티노 사무엘 소린으로 이어지는 철통같은 수비라인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죽음의 조로 불리는 F조(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에 편성돼 대진운이 좋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1라운드부터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한다. 조1위를 차지하면 4강까지는 무난해 보이지만 만약 2위로 밀려나면 16강전에서 프랑스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통산 4회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은 남미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는 혹평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이 나라를 우승후보국에서 제외하는 전문가는 없다.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호나우두가 오랜 부상에서 회복,지난대회 결승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조국에 5번째 우승트로피를 바치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여기에 왼발에 관한한 달인의 경지에 이른 히바우두까지 가세해 브라질의 공격진은 막강화력 그 자체다. 프랑스나 아르헨티나와 달리 브라질은 대진운도 좋은 편이다. 예선 8개조중 가장 전력이 뒤처진다는 C조(중국 코스타리카 터키)에 편성돼 16강 진출은 떼논 당상이라는 평가다. 마이클 오언으로 대표되는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축구황제 펠레와 베켄바워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고 있다. 유럽지역 예선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5-1로 대파하며 얻은 자신감과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아래 다져진 팀워크로 지난 66년 이후 36년만에 두번째 우승을 넘보고 있다. 그러나 공격의 핵인 데이비드 베컴이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편성된 점도 불운이다. 빗장수비로 유명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도 우승후보에서 제외할 수 없다. 지난 유로 2000결승에서 최강 프랑스에 아깝게 역전패하긴 했지만 역대 최강의 위용을 과시해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천재 플레이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가 중원을 지휘하고 델 피에로,필리포 인자기등이 공격의 선봉에 나선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