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기업들 마케팅 大戰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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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과 함께 기업들의 마케팅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연 4백20억명의 눈이 쏠리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에 자사브랜드와 제품을 노출시키기 위한 몸싸움이 치열하다.
투자비용 대비 수십, 수백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광고전에 물량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와 우수고객을 초청하는 티켓마케팅도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이미 진행중인 판촉 이벤트 외에도 '첫승' '16강 진출 축하' 등을 내용으로 한 광고를 준비하며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광고 골든타임 잡아라 =월드컵은 국내 축구팬은 물론 60억 세계인의 눈길을 단번에 잡아끌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
6월 한달간 새롭게 형성된 광고시장은 집계하기 어려운 일부 신문광고와 매복광고를 빼고도 3천4백억원선에 달한다.
평균 5천억원대로 추산되는 한달 전체 광고시장의 68%에 해당하는 물량이 더 늘어난 셈이다.
월드컵 광고효과는 투자비용의 최소 50여배에 달한다는게 업체들의 분석이다.
공식 후원사들은 '우선지정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KT는 6월 한달간 TV 3사에 77억원대의 광고물량을 배정받았다.
이 회사는 한국전을 중심으로 자사 이미지광고를 집중배치한다는 전략이다.
6월4일 열리는 폴란드전의 15초 길이 TV광고 비용은 3천69만원.
평소의 2.5∼2.8배나 되지만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60여개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인기가 별로 없는 후반전 직후의 시간대에 '첫승 축하 메시지'를 띄우기로 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방송국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은 방송광고분야에서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우회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국팀 1승을 대비해 신문 주요면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비즈니스의 장으로 =국내외 고객들이나 비즈니스파트너를 초청, 관계를 돈독히 하는 비즈니스 마케팅도 후끈 달아올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2백32개 회원업체중 78개사가 월드컵 기간에 외국바이어를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대한항공 등은 공식.비공식 등 루트를 통해 수만여장의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고 국내외 VIP 고객을 초청, 우수고객 공장시찰, 무역상담 등을 연계한 마케팅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 손님 관심끌기 총력 =월드컵으로 저녁시간을 기피하는 쇼핑스타일에 맞춰 유통업계는 집중 판촉시간을 변경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31일부터 할인시간을 오후 4시로 변경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31일부터 할인 시간대를 평소보다 3∼4시간 앞당긴 오후 4시로 바꾼다.
축구 중계에 손님을 빼앗길 우려가 큰 TV홈쇼핑 업체들도 치열한 손님끌기 경쟁에 돌입했다.
LG홈쇼핑은 한국전 중계방송 때 주방용품 다이어트식품 속옷 등을 집중배치해 매출을 15%가량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그램 편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들은 축구경기가 끝난 심야에 매출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LG25는 업소마다 파라솔과 의자를 대량 확보하고 삼각김밥 컵라면 등 패스트푸드를 충분히 공급할 계획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