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부천에 있는 시티백화점을 사실상 인수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동아건설 소유의 시티백화점을 20년동안 임차해 1만1천7백평 규모의 초대형 백화점인 부천점을 내년 9월쯤 오픈할 계획이다. 동아건설이 네덜란드계 투자회사인 로담코에 시티백화점을 팔고 로담코로부터 현대백화점이 다시 임차하는 방식이다. 현대가 원할 경우 임차기간은 10년 더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30년동안 영업이 보장돼 사실상 인수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임대조건은 현재 공정률 40% 정도인 백화점의 공사비에 연동해 공사비의 50%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50%에 대해선 연 12%의 임대료를 무는 방식이다. 공사비는 1천2백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보증금 6백억원(계약만료 후 반환됨)에 이자 72억원선으로 예상된다. 또 이자는 매년 3%씩 증액된다. 현대백화점은 이같은 조건으로 로담코의 국내 자산관리대행사인 JW애셋과 지난달 말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16일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며 현재 교통영향평가와 설계변경을 진행중이다. 시티백화점은 부지면적 4천1백64평에 연면적이 4만5천평에 달하는 대형 쇼핑타운으로 백화점동과 쇼핑몰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현대는 이중 백화점동만 인수해 지상 9층 지하 6층,연면적 2만7천평,영업면적 1만1천7백평의 초대형 매장을 열게 된다. 이같은 매장 규모는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중 가장 큰 것이다. 1∼7층이 매장이며 8층은 식당,9층에는 1천9백30석(9개관)의 극장(메가박스)과 이벤트홀이 들어선다. 현대는 부천점 완공시기를 내년 추석(9월11일)이전으로 잡고 있지만 진행상황으로 볼 때 12월쯤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는 현재 부평점을 운영중이지만 규모가 영세해 사실상 부천점이 경인지역의 첫 점포이다. 부천점은 부천과 인천 지역 1백60만명(53만가구)을 배후상권으로 하고 있다. 또 오는 10월부터 중동대로 너머 부천 상동신도시가 입주하기 때문에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 지역에는 시티백화점과 1.5㎞ 떨어진 거리에 있는 LG백화점 부천점이 1만1천여평으로 가장 큰 점포이다. 하지만 LG부천점에는 고급 브랜드가 없어 많은 고객이 서울지역 백화점으로 새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