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빈사상태'로 치닫고 있다. 31일 오전까지 반등분위기가 우세했던 코스닥시장은 거래소 지수의 '800선 붕괴'와 함께 하락세로 급반전됐다. 지지선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수 '70선'도 속절없이 붕괴돼 향후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거래실적이 극히 부진한 이른바 '왕따주'들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이 특별한 모멘텀없이 방향성을 잃으면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실적호전주나 저가주에 쏠린데 따른 것이다. ◆ 늘어나는 '왕따주' =이날 거래회전율(5거래일 기준)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은 76개에 달하고 있다. 회전율이란 누적거래량을 총 등록주식 수로 나눈 것으로 그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재는 지표로 활용된다. 동산진흥은 최근 5거래일간 누적거래량이 1백12주를 기록했다. 회전율이 0.02%에 불과한 셈이다. 회전율이 낮은 종목에는 액면가 5천원대의 고가주들이 주로 포진하고 있다. 동산진흥을 비롯해 동신건설(액면가 1만원) 동서 에이스침대 진료발효 대신개발금융 등이 고액면주로 전통적으로 거래실적이 부진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존에 양호한 거래실적을 보였던 종목들이 '왕따주'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이다. 대양이앤씨는 5거래일간 거래량이 4만4천여주로 이 기간중 회전율은 0.19%로 조사됐다. 국민카드의 회전율이 0.78%에 불과한 것을 비롯해 국순당 매일유업 피케이엘 등도 1% 미만의 거래부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대신증권 정윤제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갈 곳 잃은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주 위주의 단기매매에 치중하면서 '소외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 한통하이텔 쎄라텍 삼일인포마인 코아정보 진두네트워크 로토토 보령메디앙스 동화기업 등도 거래량부진 속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신저가 종목 속출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52주 기준 신저가를 갈아치운 종목은 무려 88개에 달했다. 올해 연중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1백67개나 됐다. 신저가 종목 중에는 안철수연구소 한빛소프트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과 CJ엔터테인먼트 잉크테크 등 신규등록주가 대거 포함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증시의 불안과 거래소시장의 약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코스닥시장도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급불안이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투자전략 =이동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대체로 실적이 좋지 않거나 수급상황이 불안한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낙폭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섣불리 매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이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 리스크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적호전주를 저점에서 분할매수해 반등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성태.양준영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