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6.14% 약보합 , "주가 연동, 하향 안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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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재무부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하락 출발한 뒤 주가 약세로 하락폭을 키웠다. 한국은행이 통안채 창구 판매를 실시하지 않고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한 것도 수급안정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금리가 사흘 연속 급락한 데 따른 부담이 증가했고 한국은행의 강형문 부총재보의 '지켜보겠다'는 발언에다 환율 반등 영향이 더해져 약보합 수준으로 복귀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예상했던 수준인 데다 6월에는 환율 하락, 유가 반락이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금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지표와 마찬가지로 경제지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채권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 장중 6.10% 붕괴, 국채선물 사흘째 최고치 = 3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6.14%로 마감했다. 6.13%로 하락 출발한 뒤 장중 6.10%선을 뚫고 6.08%까지 내려갔으나 장 막판 반등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5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55%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1%포인트 하락한 6.02%를, 통안채 1년물은 전날과 같은 5.38%로 마쳤다.
회사채 금리 역시 소폭 하락했다. AA-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는 0.01%포인트 하락한 6.90%,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는 0.01%포인트 하락한 10.85%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 6월물은 사흘 연속 상승, 사흘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104.67로 마감했다. 한때 104.93까지 상승했으나 장 후반 들어 상승폭을 좁혔다. 변동폭이 확대된 만큼 거래량은 6만9,264계약으로 전날, 4만5,744계약보다 크게 늘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은행과 외국인은 각각 1,555계약, 783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사와 증권사는 1,990계약, 756계약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지 않았다. 또 RP 3일물 매입을 통해 시중에 5조원을 지원해 오전중 금리 하락을 도왔다.
또 이날 오후 한국은행 강형문 부총재보는 금리 급락과 관련해 "금리의 자율적인 움직임을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강 부총재보가 금리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는 않았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금리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 이 발언이 채권 매수세를 위축시켰다.
◆ 펀더멘털 무시, 주가 영향력 강화 = 채권 시장에서 펀더멘털은 철저히 무시됐다. 최근 1/4분기 GDP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이 5.7%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4월 산업생산, 5월 소비자물가 등도 채권 시장에 다소 불리하게 나왔지만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펀더멘털이 제시하는 방향과는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주식시장이 연일 하락, GDP와 산업생산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상쇄했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해 물가 불안을 달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급 상황 또한 금리 하락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주식시장이 맥없이 하락하자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지난 18일 43조7,240억원까지 감소했던 투신사 MMF 설정액은 29일 현재 46조7,748억원까지 늘었다.
투신사 혼합형 채권 펀드 설정액은 지난 14일 35조4,671억원까지 줄었으나 29일 현재 36조1,635억원으로 회복됐다.
또 회사채 발행이 가시적으로 늘지 않는 상황에서 6월 국채 발행은 5월에 비해 크게 줄 예정이다. 재정경제부는 6월중 국채를 1조4,000억원어치말 발행한다고 밝혔다. 5월보다 9,6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아울러 한국은행도 박승 총재가 지난 29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이후 무리한 통안채 판매를 하지 않는 것도 시장부담을 덜었다.
한편 기관들은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장기물을 처분, 채권 포트폴리오상 듀레이션을 많이 줄여놓은 상태다. 전망과는 달리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조급해진 기관들은 다시 매수세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는 금리의 급한 하락으로 이어졌다.
기관이 보유한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채권 시장에 악재가 나타나더라도 금리 급반등을 유도할만한 매물이 출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재료가 시장에 대부분 반영돼 있고 금리의 절대 수준에 대한 부담이 있어 당분간 주가의 추가 하락 여부가 채권시장에 주요 포커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투자신탁증권의 최재호 연구원은 "주식시장 외에 경기나 수급 측면에서는 금리 반등 모멘텀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주가가 6월 선물옵션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강하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금리의 하향 안정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