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자동차용 강판의 납품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일본 철강업계는 출혈판매에 따른 누적적자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지난 5월말 자동차 메이커들에 강판 납품가격을 올려 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인상 대상은 냉연, 열연, 표면처리강판등 박판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요구하는 인상폭은 업체마다 달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저 1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열연강판은 현재 납품가가 t당 5만엔 정도지만 약 1만엔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주장이다. 두 업계는 이번 주초부터 거래업체들끼리 순차적으로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 철강업계가 자동차용 강판가격을 인상한 것은 1997년 엔화약세로 원료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 소폭 조정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납품가격을 올리면 5년만의 인상이 된다. 그러나 두 업계간의 역학관계와 내부사정을 감안할 때 그 결과를 쉽게 단정키 힘들다. 도요타 등 자동차메이커들이 국제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철강업계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은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부품이건,소재건 납품가 인상을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며 쐐기를 박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