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축구유학 '열풍' .. 스페인 등 400여명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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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와 유럽에서 축구를 배웁시다.'
전통적인 축구 강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 이어 최근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페인 등 유럽이 축구 유학 유망지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외국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는 한국 학생은 3백여명.
올 들어 경기가 되살아난데다 월드컵 열기가 날로 확산되면서 올해 말 축구 유학생이 4백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가 유명 축구선수가 되면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움켜질 수 있다는 손익 계산에 따라 어린 자녀에게 선진 해외 축구를 가르치겠다는 학부모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활기 띠는 축구 유학=축구 유학 알선업체인 모나코리아는 지난해 7월 개업한 뒤 지난 10일까지 1년간 학생 36명을 브라질로 보냈다.
이 회사는 오는 9월 브라질에 보낼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자사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렸다.
브라질 상파울로의 축구클럽인 오스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 회사는 연말까지 14명의 학생을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
모나코리아 정진호 사장은 "월드컵을 맞아 축구 해외 유학을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만 10통 이상씩 걸려오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의 축구 유학뿐만 아니라 지도자 양성과정이나 여자 어린이들의 축구 유학 등 수요자들의 요구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브라질에 학생들을 보냈던 국제축구유학아카데미는 지난달 하순부터 유학 대상국에 스페인을 추가했다.
유럽 축구에 대한 인기가 남미를 앞서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회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시 레오스클럽과 자매결연을 맺고 연말까지 30명을 보낼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축구 해외 유학 알선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줄잡아 20여개 정도.
일본의 축구 조기 유학 열풍으로 지난 96년부터 스포츠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알음알음 생겨났으나 체계적인 관리 부족과 우리나라 교육 제도 등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 등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당해 대폭 정리되기도 했다.
◆섣부른 축구 유학은 금물=자녀의 축구 유학을 결심하기 앞서 주의할 대목이 많다.
우선 브라질의 유학비자 유효기간은 1년에 불과하며 단 한 번밖에 발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1년 이상 배우려면 매년 한국에 돌아와 기존 여권을 폐기하고 다시 발급받는 편법을 써야 한다.
스페인 등 유럽의 경우 축구훈련 목적으로는 아예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더구나 현지 학생들과 동등한 학력 수준을 갖춰야만 졸업이 허용되는 만큼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상당기간 유급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축구유학 업체인 인터크럽 이재환 실장은 "축구협회 등 공인된 기관에서 유학 알선 전문업체를 육성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식적인 조직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모나코리아 정 사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비전문업체가 축구 유학을 주선하고 아이들을 보낸 뒤 무책임하게 손을 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유학 후 아이의 능력에 맞는 현실적인 진로를 제시할 수 있고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학생들의 미래를 발굴하고자 하는 학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