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서 뭘 보지?" 2002 한·일 월드컵이 열기를 더해감에 따라 각 방송사들이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했다. 방송사별로 생중계,재방송을 포함해 하루 3∼5개 시합을 내보내고 있다. 기존 드라마·오락·교양 프로그램들은 방송되지 않거나 시간대가 바뀌어 방송되는 경우가 많다. 축구 팬이 아닌 시청자들은 TV에서 볼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는 축구가 아닌 일반 프로그램 시청자들을 위해 홈페이지로 제공하는 인터넷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 기존 시청자들을 잡아놔야 그후 시청률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MBC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목드라마 '로망스'(사진)의 시청자들을 잡아두기 위해 비상이다. 최근 시청률 2위까지 올랐던 이 드라마의 방송시간대가 오후 10시에서 밤 11시 이후로 밀려난 탓이다. MBC 자회사인 iMBC(www.imbc.com)는 VOD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 깨끗한 화질과 음질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광고와 동영상을 분리해 시청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침이다. 특히 VOD를 이용하는 화면 옆에 각 회별 줄거리뿐만 아니라 대본까지 첨부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청자들에게 보다 풍성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BS 자회사인 SBSi(www.sbs.co.kr) 역시 축구팬이 아닌 시청자들을 VOD서비를 통해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료로 VOD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SBSi는 '나쁜 여자들' '유리구두' 등의 인기 드라마들을 VOD로 내보내고 있다. SBS는 월드컵 중계로 드라마나 교양·오락 프로그램들이 결방될 경우에 대비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지난 드라마들을 볼 수 있는 '드라마 VOD스페셜'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최근 종영한 '명랑소녀 성공기'와 이 드라마의 NG장면을 볼 수 있다. 또 탤런트 심은하가 출연했던 '아름다운 그녀' '청춘의 덫' 등도 서비스한다. 월드컵 중계를 2개채널에 편성하는 KBS는 다른 방송사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1,2TV가 동시 생중계에 들어갈 경우 VOD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