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시장에서는 역시 아줌마가 최고.' 최근 미국에서 10대중심의 마케팅에 주력하던 의류업체들이 대거 경영위기를 맞는 대신 중장년 여성을 공략한 회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미국 최대 의류소매업체인 갭(GAP)이 Y세대인 10대를 겨냥했다가 혼쭐이 난 대표적인 회사. 지난 2년간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엔 8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주가도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앤테일러 노르드스트롬 탈보트 등 10대를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던 회사들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대들의 구매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데다 지나친 10대중심 마케팅이 핵심고객이었던 중장년 베이비붐세대의 이탈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반면 치코스 등 중년 여성의류 전문업체들은 대성공이었다. 치코스는 편안한 의류를 모토로 개인특성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베이비붐세대를 사로잡는데 성공,지난해 매출이 46% 증가했고 주가도 두배 가까이 뛰었다. CIBC증권의 의류담당 애널리스트인 도로시 랜커는 "가장 높은 구매력을 가진 계층은 38~55세에 이르는 중년 여성들"이라며 "의류업체들이 4천만명에 달하는 이들을 놔두고 10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말한다. 실제 의류 컨설팅업체인 NPD패션월드는 지난해 의류소비가 △13~23세 2백59억달러 △24~34세 1백71억달러 △35~45세 1백65억달러 △45세이상 2백90억달러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류업체들은 이제 마케팅전략을 다르게 짜고 있다. 드렉슬러 갭 CEO는 "중년 여성 고객을 위해 앞으로 흰색 셔츠와 느슨한 바지등 전통적인 상품을 보다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테일러도 더 이상 주름장식이나 오렌지 분홍등 지나치게 화려한 색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탈보트도 의류 컨셉트를 전통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 물론 중년여성 공략이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유행에 뒤지지 않고 어느 정도 10대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등 나이 들어가는 것에 민감한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면 특별한 기술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