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 변방의 잊혀진 작품을 한데 모은 '이삭줍기' 시리즈(열림원,각권 6천5백원) 1차분 5권이 출간됐다. 나이지리아 아모스 투투올라의 '야자열매술꾼',독일 아델베그트 폰 샤미소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프랑스 벵자멩 콩스탕의 '아돌프',팔레스타인 가산 카나파니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러시아 보리스 필냑의 '벌거벗은 해'가 그것이다. 상상력이 고갈된 서구 문단이 새로운 피를 '수혈',제2의 '아르누보'를 꿈꾸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기실 20세기 전위미술도 아프리카 토속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유치한 작품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길어올렸던 것이다. '야자열매술꾼'은 초등학교를 중퇴한 나이지리아 공장노동자가 단 이틀만에 써내려갔다는 소설이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식민지인이 쓴 '야자…'은 유년시절 할머니 무릎에서 들었던 온갖 황당한 옛날이야기를 종합해 놓은 것 같다. 즉흥적으로 되는 대로 '지껄인' 것 같은 스토리가 은근히 심오하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