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는 화장품' 시장에 불이 붙었다. 클렌징 화장품 시장이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자 화장품업체들이 '고급 클렌징'을 내건 전용 브랜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은 새로운 성분과 다양한 품목을 추가한 제품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그동안 클렌징 제품으로는 크림 로션 거품비누 등이 고작이었지만 최근엔 입술과 눈가 전용 클렌징 제품에서 필링 스크럽 필링 마사지 크림까지 품목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된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는 최근 클렌징 전용 라인 '이자녹스 아쿠아 퍼펙션'을 선보였다. 수심 2백m 깊이의 심층 해양수를 사용해 노폐물을 깨끗이 닦아주고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준다는 제품이다. 립앤아이 리무버를 비롯 필링 마사지크림 등 5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대는 2만3천∼2만8천원대로 전문점 브랜드 중 가장 높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이달 초 '엔시아' 브랜드의 '허브네이처 클렌징 라인'을 새로 출시했다. 대추 키위 매실 난초 수액 등 식물 추출물이 각질 제거와 보습에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코리아나는 일차적으로 크림(1만8천원대)을 내놓았고 차츰 품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국내 클렌징 화장품의 원조격인 애경 '포인트'도 쌀추출물을 주성분으로 미백과 보습 효과를 강화한 '포인트 화이트 라이스'를 내놓으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수년 전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광고 카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전력을 되살려 빅모델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한 광고 등으로 마케팅에 힘을 모으고 있다. 립앤아이 리무버 등 5개 품목이 각각 1만3천원대. 유니레버코리아의 '폰즈'는 비타민 처방 제품으로 클렌징 라인을 보강했다. 복합 비타민으로 피부를 오염으로부터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제품이다. 워셔블 클렌징 크림,클렌징 티슈,립앤아이 메이크업 등 모두 8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화장품업계는 고소득 전문직 여성을 중심으로 보다 고급스럽고 다양한 클렌징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올해 클렌징 시장은 지난해(1천7백억원)보다 15% 정도 커져 1천9백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