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5:05
수정2006.04.02 15:06
반도체업계에서 '월드컵 사이클'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월드컵처럼 4년을 주기로 호·불황을 반복한다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월드컵 이후 경기상승 기대심리와 맞물려 화제로 떠올랐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1994년 이후부터 메모리반도체 경기는 월드컵 4년 주기에 따라 '성장·호황·침체·불황'으로 이어지는 순환주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때 40억달러 수준이었던 메모리 매출이 95년 75억달러로 호황을 구가하다 96년 55억달러,97년 46억달러로 고꾸라졌다.
이어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40억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99년 61억달러,2000년 최고정점인 85억달러를 기록했다.
2001년은 46억달러로 다시 불황의 쓴맛을 봐야 했다.
올해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최근 D램 가격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년 이후 1∼2년의 호경기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크게 이견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메모리시장 규모가 2000년 5백48억달러에서 작년엔 2백68억달러로 떨어졌고 올해는 3백75억달러로 성장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성장과 호황은 바로 내년과 내후년"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기업용PC 교체주기가 임박하고 세계 IT산업의 3세대 진입 및 디지털TV 수요확대 등으로 반도체 사상 초유의 호황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