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금융읽기] 냄비장세화된 외환시장과 환위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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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외환시장이 대내외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시처럼 '냄비장세'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하루 환율변동폭은 5원을 밑돌았으나 지난주엔 이의 배 수준인 10원 내외로 확대됐다.
지난달 31일 오후에는 불과 5분만에 환율이 8원 이상 급등하는 등 냄비장세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처럼 환율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환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환위험 관리의 중요성=무엇보다 환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확한 환율예측이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환율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환율결정 변수들이 다양하고 예측하는 데 오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수많은 환율 예측 모형들의 정확도가 제고되지 못했던 이유다.
환위험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처럼 환율하락시에는 수입을 위주로 하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비용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수출기업이나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들은 자산평가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위험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환위험은 인식범위와 관리기법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엇갈린다.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명확한 목적을 설정한 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기업들이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기업이 인식해야 할 환위험 범위를 정해야 한다.
환위험 범위가 정해지면 환위험 변동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기업들은 자신들에 맞는 환위험 관리기법을 채택한 후 환위험이 관리된 부문에 대해서는 사후평가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기법에 따라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으로 나뉜다.
내부관리기법이란 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거래 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말한다.
상계와 매칭,리딩과 래깅,자산관리부채 종합관리,결제통화 조정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외부관리기법은 외환·금융시장을 통해 별도의 거래를 함으로써 내부관리기법으로 제거하지 못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말한다.
선물환과 통화선물,통화옵션,통화스와프 등이 자주 사용된다.
◆가장 적합한 환위험 관리기법=요즘 기업들은 선물환과 같은 외부관리기법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리기법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단 환위험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관리기법이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만약 환위험이 내부관리기법에 의해 제거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외부관리기법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특성상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과 계속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간의 관리전략도 달리해야 한다.
만약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수출과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매출액을 원화로 확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수출을 계속하는 기업은 현재 거래되는 선물환율은 확정돼 있으나 미래시점에 거래하게 될 선물환율은 현물환율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는 선물환 거래를 하더라도 미래 매출이익의 변동가능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수출이 계속 이뤄지는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관리기법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달러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결제통화를 적절히 선정함으로써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밖에 외부관리기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파생금융시장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