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 증시] '거래 가뭄'...다우 9900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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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벌써 여름휴가중.'
미국 증시가 빈곤한 거래 속에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관계자들 입에서는 이같은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의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은 10억주를 넘지 못했다.
이는 올 들어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분석가들은 증시로 자금을 끌어들일 요인이 없다고 얘기한다.
기업수익이 예상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경기회복 속도도 기대 밖이다.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전쟁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는등 주변여건도 좋지 않다.
게다가 달러약세는 앉아서 주식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금요일 4월중 공장 주문이 지난 6개월만에 가장 높은 1.2%의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1분기의 생산성증가율이 8.4%로 19년만에 가장 높았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면서 다우지수가 한때 1백30포인트이상 급등하는 등 모처럼 생기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오름세를 매도타임으로 생각하는 세력들이 많아 이날 종가기준으로 1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야만 했다.
주간으로 보면 다우는 1.8%(1백79.01포인트) 떨어진 9,925.25를 기록해 9,900선마저 위협받으며 지난해 11월선으로 돌아갔다.
나스닥은 2.8%(45.76포인트)로 더 크게 하락하면서 1,615.73으로 1,600선마저 위태로워졌다.
두 지수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주는 마이크로소프트는 4.2% 하락했고 IBM도 추가감원설이 나돌며 3.2% 떨어졌다.
나스닥의 하락에는 특히 인텔 등 반도체부문의 약세가 결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역시 큰 기대를 걸지 못하고 있다.
별다른 호재성 뉴스가 없는데다 주가가 고평가돼있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확산돼있는 탓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수석전략가인 톰 맥머너스는 "특히 대형주들은 이익에 비해 전반적으로 너무 비싼 상황"이라고 말한다.
올해초 수익회복이 빠를 것으로 예상됐던 일부 분야가 벌써 꺾이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월가는 연초 경기회복 수혜주로 반도체 주택건설 소매 자동차부품공급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조금씩 기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값이 온스당 3백25달러까지 치솟는 등 금 관련 주식들이 '호황'이지만 이것은 다른 업종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의 모든 금융자산을 표시하는 달러화가 약세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때문이다.
다우 종목중에서는 담배식품업체인 필립모리스가 지난주 거의 유일하게 4%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자회사인 미국 2위 맥주브랜드 '밀러'를 사우스아프리카맥주(SAB)에 36억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월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요일(31일)에는 미국 3대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와 세계 2위의 다국적 제약기업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합병을 논의중이라고 오랜만의 대형 합병설이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되면서 브리스톨 마이어스는 4.25% 올랐다.
그러나 글락소는 3% 가량 떨어진 40.75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