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월드컵기간 중 경쟁적인 환전서비스에 나서면서 환 리스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월드컵기간 중 외국인 환전수요가 2억∼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환전시장 장악을 위해 환전수수료 최고 80% 할인, 외국인 전용창구 개설, 통역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미 달러화 약세 추세 속에 원화 환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은행들이 환전으로 확보한 달러화 등 외화에 대한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천2백26.3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이자 2000년 12월20일의 1천2백1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직접 개입을 시사하는 등 환율의 추가 하락 저지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보유한도를 초과한 외화를 내다팔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결과도 낳을 것으로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 김대익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환전으로 확보한 외화를 외국 은행에 팔거나 외환시장 선도거래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환율변동폭이 커질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