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채권전망] “금리, 하향 안정세 찾을 듯” - 전문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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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6.3∼7)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주식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수급, 환율, 정책 부문도 채권 시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되나 지난 주 금리 하락폭이 커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한경닷컴이 국내증권사의 채권애널리스트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 주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대체로 6.05∼6.29%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주 금리 저점인 6.08% 수준의 지지가 유효한 반면 금리 상승을 유도할 만한 악재가 나오더라도 그동안 기관이 듀레이션을 줄여놨기 때문에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아 지난 3월처럼 급등세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금리는 이번 주 초반에는 지난 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지역 경제 지표 호조와 국내 수출 증가율 둔화라는 상반된 재료 사이에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지만 4일 통안채 입찰, 5일 금통위 결과 등을 계기로 점차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 주식시장 상승 전환 기대 어려워 = 애널리스트들은 금리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주식시장을 꼽았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58.17포인트, 6.81%나 하락해 800선이 깨졌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주말로 갈수록 주식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주식시장은 두달째 음봉을 그리며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국내외 주식시장은 아직 상승세로 전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미국 주식시장은 6월 중순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기 전까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미국 경제 지표는 일부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있었지만 대체로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추가 테러 가능성,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긴장, 일부 기업의 분식회계 우려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또 달러화 약세가 미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어렵게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모습은 이번주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문병식 선임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의 악재를 상쇄할 호재는 6월 중순 기업들의 분기 실적 추정치가 나올 때까지는 찾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 역시 12일 트리플위칭데이까지 강세로 전환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약세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급-정책-환율 우호적 = 4월 산업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오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동월대비 3.0%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금리가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 약세 외에도 채권 수급과 환율 움직임이 채권 매수세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6월 국채 발행 규모가 5월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창구 판매를 하지 않고 제때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동안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듀레이션을 줄여놨던 기관들은 앞으로도 채권 공급이 넉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채권을 사들였다. 투신권의 MMF 설정액은 지난 주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3,116억원 증가하며 수급 기대감을 더했다.
이와 같은 수급 호조세는 이번주에도 반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의 신동준 선임연구원은 “6월중 채권만기 도래액은 15조3,000억원으로 올들어 최저 수준이고 5년물 국고채 발행이 예정돼 있지 않아 장기물 물량 공급 공백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한달 동안 수급 호조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있다.
한편 지난 주 달러/원 환율은 17개월중 최저치로 하락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줄였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 약세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의 수출 부문이 호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5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 증가율이 전달 9.2%에 크게 못미쳐 이 같은 우려를 더했다.
현대투자신탁증권의 최재호 연구원은 “우리 나라 수출 회복에는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중요한데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불확실하다”며 “수출의 빠른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당국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9일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일부에서는 금리가 오를 경우 국내 자금 유입이 심해져 원화 강세를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당국이 금리 상승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증권의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당국의 관심은 금리보다는 환율”이라며 “물가 상승이 가시화할 때까지 우호적인 수급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금리와 관련한 당국의 입장은 오는 4일 통안채 입찰과 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코멘트에서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 펀더멘털 부문은 중립적일 듯 = 애널리스트들은 펀더멘털 부문은 혼조세를 보여 결과적으로 금리에 중립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국내에서는 별다른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아 펀더멘털과 관련한 관심은 미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개인소비,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 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왔지만 예상에 못미쳤다.
반면 지난 주 금요일 발표된 시카고지역 구매관리자지수(PMI),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공장 주문 등은 예상보다 호전돼 주가 강세와 재무부채권 금리 상승을 이끌어냈다.
이번 주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도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제조업 및 서비스업 공급관리기구(ISM)지수, 건설지출, 도매재고 등은 다소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지만 실업률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