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들이 불투명한 후계구도로 기업신뢰도에 타격을 받고 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6월10일자)에서 씨티그룹과 유나이티드항공(UAL) AIG 월트디즈니 등 일부 대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후계문제를 미온적으로 처리,시장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최대 금융업체인 씨티그룹의 CEO인 샌포드 웨일은 2002년 4월까지 2년간만 CEO직을 맡겠다고 이사회에 통보했다. 그러나 시한이 2개월 지났지만 아직 후계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UAL은 지난해 존 크레이턴 이사가 차기 CEO로 확정됐으나 아직 임시직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작년 9·11테러 이후 승객감소 등의 큰 타격을 입은 회사가 조기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UAL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미 최대 보험사인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은 지난달 2명의 공동 CEO와 7명의 회장단을 구성했으나 "내 고조모는 1백8살까지 일했다"며 사임을 거부하고 있다. 에너지거래회사인 다이너지 이사회는 최근 허위거래 등 부실경영을 이유로 찰스 왓슨 CEO을 퇴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마땅한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임시 CEO체제가 불가피한 상태다. 비즈니스위크는 "불확실한 후계구도는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