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위크지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1백33개 대학중 서울대는 명성면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일본 교토대.공과대학 계통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가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서울대 이공계통의 SCI 논문게재 순위는 세계 40위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국내에서만 통하는 줄 알았는데,아시아내에서는 제법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평가를 기뻐하기 전에 교육시장은 개방단계에 있어 초중고 때부터 국제경쟁을 하고 있다. 초등생들의 조기유학은 물론,일부 고교에서는 외국유학반을 운영하기 시작한 결과 세계 일류대학에 진학했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교육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국가의 장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급성장한 큰 이유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좋은 교육을 시키려는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서 한국 고등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방영하면서 내린 마지막 결론은 '믿거나 말거나'였다. 그만큼 학생들이 밤을 새우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간 뒤의 결과는 학부교육에 불만족하는 학생수가 과반수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공부 안하는 이유는 대학 자체에 대한 불만도 크지만,전공학과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교육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학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는 세계시장을 상대해야 하고,특히 중국과 일본시장을 잘 알아야 한다. 중국은 10년내 미국을 능가하는 새 시장이 될 것이다. 만약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함께 동북아 시장으로 결합한다면 인구면에서 세계 최대시장이 되고,지역적으로 가까운 아세안과 결합할 경우,소득과 인구면에서 최고·최대 시장이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 대학이 해외 유수대학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는 다가오는 동북아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방안에 따르면 학생들이 재학중에 영어는 물론,중국어 일본어 중 최소한 하나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보다 많은 수의 중국·일본학생과 교원들이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학생들이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편 우리 학생들은 재학중 주변국가에서 일정기간 연수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해당 국가의 언어구사 능력을 갖추고,문화적인 이해와 안목을 넓혀 앞으로 동북아를 이끌어 갈 인재들과 교분을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가 이루어질 경우,우리나라 대학은 대다수 조기 유학생들이 택하는 미국·유럽 중심의 유수대학들에 대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 우리나라 대학들을 특화해 우리나라 대학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교육경험을 제공할 때 우리는 외국대학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들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학 졸업생들의 자질이 낮기에,입사후 재교육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간격을 완전히 없애는 일은 불가능하겠지만,기업 자체의 단기 연수만으로는 체득할 수 없는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지역언어 구사 능력,탄탄한 인맥 등과 같은 자산을 재학기간 중에 갖추도록 해준다면 기업의 국제경쟁력 역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경영대학원들은 외국학생들의 비율을 계속 늘리며,외국 언어구사를 입학조건으로 하여 세계 어느 기업으로라도 지원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대학의 학과 구성도 미국식을 일방적으로 모방할 것이 아니라,동북아 중심에서 세계 지향적인 구성으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대학들의 경쟁력 향상과 함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국제경험을 얻게 되고,나아가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kesopyu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