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터키의 경기는 호나우두의 부활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호나우두의 브라질이 '영원한 우승후보'로의 복귀를 선언한 시합이었다. 축구황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잇단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2년여 떠나있던 호나우두. 그가 빠진 브라질 대표팀은 종이호랑이였다. 조별예선을 간신히 통과,브라질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축구황제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3일 경기에서 호나우두는 신기에 가까운 개인기와 순간적으로 날리는 벼락슛 등 그의 재능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특히 이날 호나우두가 기록한 골은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었다. 히바우두가 센터링한 볼을 수비수 뒤로 돌아들어가며 몸을 날려 발리슛하는 장면은 그가 아니면 흉내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상대 수비수를 순간동작으로 제치고 골문을 위협하는 순발력은 '공이 발끝에 붙어다닌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할 정도였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 지네딘 지단에게 최우수선수 자리를 빼앗긴 그는 이제 펠레-자일징요-베베토를 잇는 브라질의 최고 스트라이커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