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4일 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한국과 폴란드간 월드컵 경기를 부산역 광장에서 함께 관전한다. 월드컵 개막식에 이어 `적과의 동석(同席)'이 재연되는 셈이다. 이날 저녁 부산역 광장에는 `붉은 악마'를 포함, 시민 3천여명이 운집할 것으로예상돼 두 사람간 조우장면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앞서 이, 노 후보는 월드컵대회 개막식에선 바로 옆자리에 앉았으나, 특별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 후보가 먼저 "국가적 대사앞에서 마음을 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월드컵 응원용 `휴전'을 제의해 이 후보의 반응이 주목된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부산을 방문, 부산시민과 함께 월드컵 축구를 관람하기로한 것을 환영한다"며 "정치인은 때론 경쟁하고 싸우더라도 국가적 대사앞에선 마음을 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부산역광장에서 관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역광장에서 만나 따뜻하게 인사하고 마음을 열고 한국팀이 이길 수있도록 함께 응원했으면 한다"며 "한국팀 승리를 기원할 뿐 일체의 정치적 행위는하지 않을 것이며 상대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당초 부산 월드컵대회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전할 계획이었으나 3일저녁 변경, 이 후보가 경기를 관전키로 한 부산역 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하지만 이 후보의 김무성(金武星) 비서실장은 "우리는 나흘전에 이미 부산역 광장에서 경기를 관람키로 결정했는데, 노 후보가 갑자기 계획을 변경, 우리와 함께경기를 보겠다는 것은 일부러 싸움을 걸어오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부산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곳은 부산역 광장외에도 해운대와 피프 광장 등이있는데 굳이 부산역 광장을 택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 이 후보는 이날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 후보와 유흥수(柳興洙) 시지부장을 비롯해 김진재(金鎭載) 박관용(朴寬用) 김무성(金武星) 의원 등 부산지역 의원들을 대거 동반할 예정이고, 부산에 민주당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노 후보는 한이헌(韓利憲) 부산시장 후보,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 윤원호 시지부장 등과 함께 관전한다. kn0209@yna.co.kr (부산.서울=연합뉴스) 김현재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