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도 좋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4일 현대자동차 야간 근무자 김익조씨(42)는 "비록 경기를 못보지만 16강 진출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모두 하나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밤시간에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제조업체 근로자들중 4일 야간근무조에 편성된 이들은 안타깝기 그지없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울산 창원 반월 등 제조업 공단들에는 한국과 폴란드의 월드컵경기에 온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시간에 경기를 보지 못하고 일에 열중한 근로자들이 많았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한국전 시작 직후인 오후 9시부터 평소와 같은 1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야간근무에 들어가 자동차 생산을 계속했다. SK도 5백여명의 야간조가 정상근무를 했고 에쓰오일, 삼성석유화학 등 울산.온산국가산업단지내 70여개 석유화학 업체들은 모두 야간근무를 평소대로 했다. 일부 회사들은 녹화를 해서 근무가 끝난 후 볼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이들 회사측은 근무특성상 작업자의 집중이 요구되기 때문에 생산라인에서 TV중계를 보게 할 수도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등 야간근무가 없는 사업장의 근로자 등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오후 5시나 6시께 퇴근해서 한국전을 즐겼다. 현대자동차는 회사 인근 사택 잔디밭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휴식공간을 마련해 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근로자들과 이웃 주민들이 함께 축구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