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를 제물로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를 거둔 한국의 '1승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소비 증가에 따른 생산유발 등으로 최소한 2조1천6백40억원의 경제적 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 공동 기획한 '월드컵 1승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한국의 첫 월드컵 1승이 국내 소비증가(1조5천40억원)와 대외 광고효과(6천6백억원)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경제적 승수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같이 추정했다. 여기에 '국가 및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무형의 효과는 무려 12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됐다. 월드컵 대회 1승이 한국 경제에 안겨줄 직.간접적인 승수효과가 최대 14조4천6백4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월드컵 1승의 경제적 효과를 항목별로 보면 우선 국민 1인당 하루평균 소비액(2001년 기준.2만원)을 두 배로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1인당 하루평균 소비액에 한국의 인구수(4천7백만명)를 곱해 계산하면 약 9천4백억원의 국내 소비 증대효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폴란드를 제압함에 따라 한국의 16강전 진출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고, 그에 따라 더욱 큰 승수효과가 기대된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밝혔다. 16강전(확률 50%:1인 2만원×4천7백만명×0.5)과 8강전(확률 10%:1인 2만원×4천7백만명×0.1)에 차례로 진출할 경우 어림잡아 5천6백40억원어치의 추가 소비 발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국내 생산이 촉진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팀의 연이은 선전 장면이 미국 등 전세계에 중계방송되는데 따르는 광고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의 광고 단가는 분당 평균 9백만달러(약 1백1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하프타임까지 합친 경기시간 1백분을 곱하면 16강전(예선 1승 확보에 따른 진출 확률 50%:1백분×1백10억원×0.5)과 8강전(확률 10%:1백분×1백10억원×0.1)의 대외 광고효과로 약 6천6백억원의 가치가 유발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월드컵 사상 최초의 승리는 국민의 엔돌핀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기업환경이 개선되고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는 등의 무형 효과는 두고두고 한국 경제에 든든한 힘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월드컵 1승으로 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1백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어림잡아 1%씩 상승하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의 인지도를 1% 올리는데 평균 1억달러 안팎의 마케팅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약 1백억달러(12조3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무형의 효과'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둬야 할 과제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강조했다. 국가 이미지에 대한 지속적 관리를 위해서는 '국가 IR 전담기구'를 구성, 구체적인 이미지 목표를 설정해 세부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권고했다. 기업도 단순히 월드컵의 부수적 효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은 권고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나이키사는 '성취감', 비자카드는 '리더십', 코카콜라는 '역동성' 등을 강조하는 기업 이미지로 인해 마케팅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월드컵 1승은 소비가 늘고 생산유발 효과가 뒤따르는 등의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 '하면 된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며 "이같은 전 국민적 자신감을 국민 통합과 경제 재도약의 에너지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