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황새' 황선홍(34).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공격수이자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때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소리를 쳤는데 이는 스트라이커 황선홍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히딩크 감독 취임 후 황선홍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골을 넣어 한국의 2승을 견인했고 올 3월 핀란드전에서 길디 긴 골가뭄을 해갈하는 2골을 작렬시켜 '역시 대표팀 킬러는 황선홍'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황선홍은 이를 다시 한번 입증하듯 월드컵 예선 D조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통쾌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을용이 센터링한 볼을 논스톱으로 왼발 강슛,골네트를 가르며 온 나라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을용의 패스를 감각적으로 받아 왼발슛으로 연결하는 동작이 마치 먹이를 노리고 있던 황새가 순식간에 움직이듯 빠르고 정확했다. 선제골은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하석주가 기록한데 이어 두번째다. 본인으로서는 94년 미국월드컵 독일전에 이어 두번째 골이다. 이로써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때 부상으로 벤치에 앉아 동료들을 지켜봐야 했던 아픔을 이번에 말끔히 씻었다. A매치 96경기만에 통산 50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황선홍은 많은 득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월드컵에서 수차례 득점기회를 무산시키며 '한국 골결정력 부족' 비난을 혼자 다 뒤집어쓰기도 했다. 1백83㎝,79㎏의 황선홍은 8세 때부터 어머니 없는 외로움을 축구로 풀었고,훌륭한 선수가 돼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겠다며 축구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