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역사를 가진 월드컵축구대회에는 다양한 기록이 때로는 깨지고, 때로는 계속되기를 반복하지만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는 기록은 17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까지 이어졌다. 4년전인 16회 대회 '98프랑스월드컵까지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2승6무. 수만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이 힘이 되는 이면에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개최국은 홈 그라운드에서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게 월드컵의 `전통'이 됐었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조 추첨 결과 한국과 일본이 유럽의 만만찮은 상대인 폴란드, 벨기에와 각각 맞붙게 됨에 따라 이 기록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72년 전통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아시아 데이'인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은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를 시종 압도한 끝에 2-0으로 완승했고 앞서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벨기에전도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노장 황선홍과 유상철이 한 골씩 뽑았고 수비에서도 베테랑 홍명보가 굳게 버텼다. 일본도 막판 벨기에에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지만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과 역전까지 성공했던 점을 감안할 때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의 동반 16강 진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