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팀이 아시아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5일 아시아 언론들은 한국팀의 월드컵 첫승에 찬사를 보내며 "한국팀을 모델로 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처음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상대인 코스타리카에 완패한 중국 언론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본받자'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한국이 아시아의 체면을 살렸다"며 마치 자국이 승리한 것처럼 흥분했다. 공동개최국인 일본 언론도 일제히 한국팀의 승리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밖에 전날 패배를 맛본 폴란드와 한국과 같은 팀에 속한 미국의 언론들도 앞다퉈 한국에 대한 기사를 실으며 한국팀에 대한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지 '중국체육보(中國體育報)'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이라는 충격적 패배를 당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신문은 "중국팀의 기량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한수 아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솔직히 인정한 뒤 "한국과 일본의 장기적 인재 육성과 팀 운영 등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인도네시아의 최대 일간지 콤파스는 '한국이 일냈다'는 제목의 1면 톱기사를 통해 "아시아인들은 행복과 기쁨을 만끽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얼굴을 빛냈다"고 극찬했다. 일간 리퍼블릭카는 "월드컵이 개막한 뒤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대패한데 이어 중국과 일본이 승전보를 보내지 못했는데 한국이 폴란드를 눌러 실추된 아시아의 축구 위상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한국의 승전보를 알리는 일본 신문들은 '쓰요이(강하다),스고이(굉장하다),스바라시이(멋지다)' 등의 낱말로 도배됐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반세기의 비원,J리그 콤비가 호쾌한 2발 날리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954년 첫 출장 이래 6대회 15경기만에 아시아의 호랑이가 마침내 비원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팀이 마침내 딱딱하게 닫혀있던 월드컵의 무겁고 큰 문을 비틀어 열었다"고 전했다. 교도 통신은 "히딩크 감독 이전의 한국 축구는 중원을 생략한 전근대적인 축구였으나 폴란드전을 통해 공수 균형이 잡힌 훌륭한 축구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J리그 진출 선수들의 선전을 비중있게 다뤘다. 아사히 신문은 'J리그 콤비가 2발,강하고 견고했다'는 제목으로 이들의 활약상을 부각시켰다. ○…한국과 한 조에 속한 미국의 언론들도 한국팀의 승리를 주요기사로 다뤘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2는 "한국팀은 경기가 계속될수록 체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도대체 저 에너지가 어디서 솟는 것이냐"고 놀라워했다. 뉴스 전문채널 폭스 스포츠의 해설가 재미 트레커는 "한국 승리의 일등공신은 히딩크 감독"이라며 "1966년 북한의 월드컵 8강 진출 그늘에 가려 살았던 한국은 이제 폴란드전 승리로 스스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 됐다"고 언급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