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전인 지난해 6월 3일. 한국은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A조예선 마지막경기에서 황선홍의 결승골에 힘입어 호주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예선성적은 2승1패(승점 6). 그러나 한국은 4강진출 티켓을 딸 수 없었다. 프랑스, 호주와 함께 나란히 2승1패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결국 조 3위로떨어지는 비운을 맞았다. 4팀이 겨루는 조별리그에서는 통상 승점 6을 거두면 조 2위를 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물고 물리는 접전을 벌이다 보면 한국처럼 탈락하는 불운을 당하기도 한다. 5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포르투갈이 미국에 덜미를 잡힌 것은 1년 전의 아픈과거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1년전 한국이 탈락한 주된 이유가 세계 최강이었던 프랑스가 호주에 패한 데서비롯됐기 때문에 이날 포르투갈이 미국에 무너진 것도 비슷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패배는 세 팀이 2승1패가 돼 골득실과 다득점을 따져 1, 2, 3위를가려야 하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여놓고 말았다. 따라서 ▲포르투갈이 폴란드, 한국을 모두 이기고 ▲한국은 2차전 상대인 미국을 잡고 ▲미국은 최종전에서 폴란드를 이길 경우 이 방법으로 순위를 가려야 한다. 더구나 이런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드러난 각 팀의 전력을 고려할 때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이 사상 첫 본선 승리로 불을 켠 16강 진출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득점은 많이 하되 실점은 최소로 하는 경제적인 축구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결론이다. (수원=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