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근무...생활이 바뀐다] 종교계 준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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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실시를 앞두고 종교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도시를 떠나는 신자들이 크게 늘 것에 대비해 이에 맞는 신행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로 가장 고무된 곳은 불교계다.
주말 연휴를 이용해 산사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교계는 기존의 여름.겨울철 사찰수련회와 별도로 주말을 이용한 2~3일 짜리 수행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 해남 대둔사의 "새벽숲길 2002"가 대표적인 경우다.
"새벽숲길"은 상당한 인내를 요구하는 여름.겨울철의 참선수련회와 달리 진지하면서도 여유롭고 자율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1박2일 또는 2박3일간 사찰에 머물면서 편안하게 자신을 성찰하도록 한다.
새벽에 일어나 숲길을 산책하고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자유정진 시간에는 참선,독서,사경,기도 등 하고 싶은 일을 알아서 하면 된다.
이에 비해 기독교는 주5일 근무로 비상이 걸렸다.
주로 도심에 교회가 있기 때문에 주말 교회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는 것.금요일 저녁부터 여가가 시작됨에 따라 주일예배 참석자가 크게 줄어드는 대신 소비,향락문화가 더욱 범람할 것이라는 전망도 교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계에서는 주5일 근무제에 대비한 세미나와 토론회 등이 잇따랐고 새로운 목회환경에 맞는 대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천주교의 경우 지난 3월 주교회의 춘계정기총회에서 각 교구별 특성에 맞는 사목대안을 연구토록 결의하기도 했다.
반면 여가가 늘어난 만큼 일터에 빼앗겼던 교인들을 교회로 되돌아오게 할 기회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실제로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주5일 근무제로 생기는 주말여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고 밝히고 있어 새로운 목회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여행지에서도 신자들이 신앙생활,특히 주일예배를 거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광사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일부 대형콘도에는 인근 교회의 목사가 주일예배를 인도하는 경우도 있고 충남 대천해수욕장의 요나성당처럼 일찌감치 관광지 사목을 위해 설립되는 성당도 늘고 있다.
아울러 신자들의 이탈을 줄이기 위해 성당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