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 '마이웨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은? 요즘 한국인들은 주저없이 거스 히딩크 감독을 지목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히딩크의 별명은 '오대영'. 한국 대표팀이 지난해 5월과 8월 프랑스 체코 등에 5-0으로 패하자 많은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의심한 것이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방식대로 한국팀을 조련한다. 그리고 지난 4일 한국민들에게 48년만에 월드컵 첫승을 안겨준다. 이제 국민들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뤄 주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MBC는 월드컵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에 관한 다큐멘터리 '히딩크와 한국축구-500일의 도전'을 8일 오후 11시20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11일 방송된 원본에 그후 치러졌던 평가전부터 폴란드전에서 첫승을 거두기까지 괄목상대하게 변모한 대표팀과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추가해 재 제작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히딩크의 선수시절과 감독시절의 다양한 자료들을 소개한다.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두팀헴. 히딩크는 이 곳 두팀헴에 연고를 두고 있는 드 그라프샤프팀에서 1967년 선수로서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당시 21세이던 그는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고 소속팀이 창단 이래 첫우승을 거머쥔다. 이런 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되자 히딩크의 마을사람들은 그를 돌아오게 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인다. 취재팀은 그를 기억하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히딩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선수시절의 모습과 같은 팀 출신인 히딩크 3형제가 담긴 희귀한 사진, 자료들을 공개한다. 그가 축구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는 아인트호벤에 3번의 리그 우승컵을 안겨줬고 88년엔 유럽컵을 포함해 3개의 우승컵을 따낸다. 스페인의 명문 레알마드리드에도 토요타 우승컵을 가져다 준다. 지난 2000년 11월 한국팀을 이끌게 된 히딩크는 우리 대표팀의 문제점으로 지나친 상하 위계질서, 보수적.수동적 공격, 창의성 부재 등을 들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1년6개월 간의 훈련을 통해 변하고 있는 한국축구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우리 사회에 대비시켜 이야기한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