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요즘 지방선거 지원유세의 횟수를 거듭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쇼맨십'이 부쩍 늘었고 공식 연설석상에서도 간혹 격의없는 '반말'을 사용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월드컵 한국-폴란드전이 있었던 지난 4일 경남 진해 한나라당 정당연설회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직접 사인한 축구공 3개를 연설회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발로 차서 전달했다. 뜨거운 대정부 공세를 예상했던 진해시민들에게 축구공을 이용한 '깜짝쇼'를 보여줘 연설회장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연설회장을 들렀던 한 주부는 운좋게 축구공을 받아내 시종 흐뭇한 표정으로 연설을 들었다. 이 후보는 이어 5일에는 대전을 방문,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지원유세를 하는 자리에서 "어이 염홍철 그렇게 앉아 있으면 어떻게 해.벌써 시장 다된 것처럼 행동하면 되나"라고 격의없는 반말을 사용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이런 이 후보의 파격적 언사에 청중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자민련에 대한 공세로 격한 분위기가 될뻔했던 이날 행사는 이 한마디 조크로 순탄하게 마무리 됐다. 그러나 때론 실수로 당직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때도 있다. 이 후보는 대전의 당 행사장에서 자신의 행보에 사사건건 반대해온 김원웅 의원을 찾았으나 '얼마 전에 자리를 비웠다'는 직원의 보고를 듣고 "김원웅 위원장 여기 왔었어.이제 정신차렸나 보네"라고 수천명의 청중이 듣는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