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민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질서정연하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외국팀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응원단을 꾸려 응원하는 등 선진응원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 성숙한 '길거리 응원' =경찰 추산 결과 한국-폴란드전이 열린 지난 4일 저녁 전국 52곳에서 51만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동참했다. 서울에서만 광화문 네거리에 5만여명을 비롯해 대학로 3만5천여명, 상암월드컵공원 4만여명, 잠실야구장 3만5천여명 등 시내 12곳에 총 34만6천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에서만 23개 중대 2천3백여명의 경찰병력을 곳곳에 배치했지만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광화문에서 한국-폴란드전을 지켜본 미국인 스미스씨(36)는 "거리에서 전광판을 보며 모두가 하나가 돼 응원을 벌이는 모습도 놀랍지만 수만명이 흥분한 가운데에도 조직적이고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라고 한국의 응원문화를 치켜세웠다. 훌리건 난동이 심한 영국의 한 경찰 정보팀장은 "훌리건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며 "붉은악마 응원단의 자제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 탱큐! '서포터즈' =한국-폴란드전에서는 '붉은악마' 못지 않게 한국인 서포터즈 5백30여명이 '폴란드'를 외치며 선의의 응원전을 펼쳐 주목받았다. 6.25 전쟁 참전국인 터키에 대한 '터키팀 보은 응원단' 1만여명은 터기-브라질전에서 터키 국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서포터즈 숫자는 팀당 1천명 정도가 보통이며 프랑스 등 일부 인기팀의 경우 1만7천여명이나 된다. ◆ 홈스테이도 1백점 =월드컵 기간 홈스테이 운동의 하나인 '코리아 B&B(Bed&Breakfast) 운동'을 이끌고 있는 봉사단체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아나기)은 "외국인이 다시 찾고싶은 관광 한국을 만들고 싶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월드컵 직전만 해도 6백여 가정만 참여했지만 지금은 벌써 2천3백여 가정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어 '관광외교 사절단'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