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주택조합의 조합원이 조합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아파트를 남에게 빌려줄 수 있는 권리는 동.호수를 배정받은때가 아니라 공사비를 완납할 때부터 생긴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윤재식 대법관)는 7일 재건축 조합원인 전모씨(79) 등 4명이 "위법한 총회결의에 의해 조합원들의 아파트 동.호수 추첨권이 침해당했다"며 서울 용산구 이촌지구시민아파트재건축주택조합과 조합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건축주택조합원이 해당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아파트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지위는 건설사에 공사비를 완납함과 동시에 또는 그 후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1996년 6월 총회 이전부터 공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 총회에서 아파트의 동.호수가 배정됐다 하더라도 아파트 입주권리를 취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씨 등은 주택조합의 총회가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이 총회 결의에 따라 자신들의 아파트 동.호수 추첨권이 침해당했다며 입주를 시작한 지난 97년 7월부터 2년간의 임대료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