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개막된지 8일째를 맞으면서 축제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각국 언론은 현재까지의 경기결과를 놓고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예상 외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국은 16강을 낙관하고 있고,남은 한 경기에서 기필코 2점차의 승리를 이끌어 내야하는 프랑스는 풀이 죽긴 했지만 아직까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한국보다 못한 일본에서는 '한국의 월드컵붐은 순수한 축구팬들의 모습을 반영한 게 아니다'라는 요지의 보고서가 나와 오히려 월드컵 분위기가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않은 데 대한 열등감을 드러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에서는 월드컵이 정부주도의 국가적 행사인 반면 일본에서는 어디까지나 축구팬들의 이벤트"라는 자의적인 해석을 담은 보고서를 소개했다. 일본 스포츠사회학회의 연구프로젝트팀이 '일한 월드컵과 미디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는 이번 월드컵대회를 문화비교론의 측면에서 조명한 것.그런데 이 보고서는 △한국인들은 한국대표팀 이외의 경기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며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등 '어거지식' 진단을 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7일 우루과이와의 경기결과에 대한 실망과 허탈감보다는 16강 진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 '아직 한 골도 못 넣어(Toujours pas de but)'란 제목하에 "그러나 프랑스는 아직도 태풍에 저항하고 있다. 마지막 결과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르피가로지는 "프랑스 대표팀은 아직도 행운의 별을 믿고 있다"면서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고취시켰다. 르파리지앵도 "아직도 희망은 있다"라며 "11일 덴마크전에는 지네딘 지단이 출장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신문은 "아직 대표팀 주치의 페레 박사와 지단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단이 이번에는 확실히 뛰게된다"면서 "오는 토요일(8일) 지단이 단체 훈련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프로젝션TV가 중국 추미(球迷·축구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이징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의 번화가에 대형 TV모니터를 설치,월드컵 경기를 방영하면서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있다. 중국 팀의 첫 경기가 벌어진 지난 4일 삼성전자가 베이징 시단 광장에 설치한 53인치 대형 프로젝션TV 앞에는 1천여명의 추미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LA타임스는 "미국내 스포츠팬 대부분이 현재 진행중인 프로농구(NBA)와 프로하키(NHL) 챔피언 결승전에만 집중하고 있고,한·일 월드컵은 열혈 축구팬들 사이에서만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미 국민의 축구 외면을 꼬집었다. 또 "미국의 포르투갈전 승리로 16강 진출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보도하며 미국팀의 전망에 대해 낙관했다. 이 신문은 "게임전만 해도 이론상으로 미국이 대패할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한국과 폴란드에 맞서도 포르투갈전과 비슷한 경기운영을 한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프랑스=강혜구 특파원 고성연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