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트리플위칭데이)가 지나간 뒤를 노려라.' 지수선물·지수옵션·개별주식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오는 12일 이후 시장의 상승 반전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이 밝혀지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트리플위칭데이까지 변동성에 유의=오는 12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지난 주 후반 크게 줄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2천5백27억원이 줄면서 1조원대를 유지해오던 매수차익거래잔고는 8천2백75억원으로 감소했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현 잔고 중 7천억원 이상은 장기증권저축펀드나 인덱스펀드와 관련된 물량으로 만기연장(롤오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치상 트리플위칭데이까지 청산될 물량은 2천억∼3천억원 수준에 불과,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만기일을 전후해 시장이 조금만 반등해도 상당규모의 매수차익거래가 새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관들은 트리플위칭데이 이전까지는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그 이후 주가가 상승추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 반등할까=최근 하락장과 관련,프로그램매매는 부차적인 요인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 증시의 불안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메릴린치가 기술주의 선봉인 인텔과 AMD에 대한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한 게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시장도 단기 과매도 국면에 진입,반등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기관들의 로스컷(손절매) 물량도 많이 나왔고 미국증시는 물론 한국시장도 단기적으로 낙폭이 큰 편"이라며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50포인트 정도의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투신 장동헌 본부장도 "환율이나 미증시 불안 등 외부악재만 시장이 반영해 왔다"며 "단기랠리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분기 실적에 주목=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에 맞춰질 전망이다. 대한투신 이기웅 본부장은 "업종 대표주들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외국인 매물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여 실적에 관심이 옮겨지는 이달 하순께 시장이 상승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투신 장동헌 본부장은 "전기전자 부품 업체와 코스닥시장의 DVD 핸드셋 관련 업체들의 실적을 체크해보니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좋게 나올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들 업체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물론 외국인이 철저하게 관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IT부문에 대한 최종 수요의 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오는 7,8월의 PC판매량을 확인할 때까지는 주가의 조정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코스닥 기대감 커진다=지난주 코스닥시장은 미국 증시의 급락 등 악재가 불거지면서 지수가 연중 최저치(종가기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6일연속 3억주를 밑돌았고 하루 거래대금은 4일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기술주 실적악화 등 악재들로 인한 최근 하락국면이 과도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기술적 반등시도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거래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프로그램 매물압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안정세는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시장도 ISM 5월 제조업지수 및 비제조업지수,5월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기술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선물옵션 만기일전 지수흐름을 보면 9·11테러가 발생한 작년 9월을 제외하고는 거래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우위를 보였다"며 "그러나 만기일 후에는 지난 3월을 제외하고 코스닥시장의 조정세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영.박민하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