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저 잡고 16강을 확정짓는다.' D조의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은 미국은 여세를 몰아 홈팀인 한국마저 제압하고 일찌감치 16강행을 결정짓겠다는 각오다. 9일 대구로 떠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홈구장의 이점을 안고 있는 한국과의 경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리도 그동안 준비를 철저히 해온 만큼 반드시 승리를 챙기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은 스피드와 체력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랜던 도너번과 다마커스 비즐리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막 20대에 접어든 이들은 무쇠 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의 첨병을 맡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올 1월 열렸던 골드컵대회에서 나란히 동점골과 결승골을 넣어 한국에 뼈아픈 패배(1-2)를 안겨 주었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전에서 나오지 않았던 플레이 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도 부상을 털고 한국전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의 전력은 여느 때보다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도 활발한 움직임과 정확한 크로스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공격 가담력이 좋은 존 오브라이언도 언제든지 중거리슛 한 방으로 한국의 골문을 흔들 태세를 갖췄다. 미국은 한국과의 경기가 무더운 대구에서,그것도 섭씨 33도가 넘는 한낮에 치러지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어리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무더위 때문에 후반 들어 지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우리는 높은 기온과 습도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밝히고 "특히 뛰어난 체력은 미국의 최대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보다 기온이 훨씬 높은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여름 고온 속에서 경기를 해왔을 뿐 아니라 습도가 한국에 못지 않은 뉴욕 보스턴 등 동부 해안지역에서도 리그 경기를 꾸준히 치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