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짓게 될 10일 미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전국이 응원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한 길거리 응원단은 전국을 온통 '붉은 물결'로 만들어 한국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탤 태세다. 기업 및 각급 학교는 10일 오전근무나 단축수업을 실시함으로써 사실상 '반(半) 공휴일'로 정해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태극전사들에게 성원을 보내도록 할 예정이다. ◆전국은 붉은 물결,'오∼필승 코리아'=경찰청 추산에 따르면 이날 길거리 응원에 나설 시민은 전국적으로 70여만명에 달한다. 지난 4일 폴란드전 당시 51만8천여명보다 많은 숫자다. 폴란드전 승리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한층 밝아진데다 상대가 지난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국민 감정이 악화된 미국이라는 점이 전 국민의 관심을 한국-미국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에서는 광화문,시청앞 광장,여의도 LG 야외무대,평화의 공원,코엑스 야외무대,한강 시민공원,잠실 트랙구장,잠실야구장,마포 문화체육센터,마로니에 공원 등 9곳에서 전광판 응원전이 펼쳐진다. 대구 국채보상공원,부산 해운대·역광장,울산 호반광장,광주 상무시민공원에서도 각각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등 전국이 붉은 색으로 뒤덮일 전망이다. ◆붉은 악마,선수들과 하나된다=한국 축구의 든든한 후원자 붉은 악마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이 포르투갈을 제압한 뒤 "한국팬의 응원이 대단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면 응원은 문제가 안된다"고 말한 데 대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응원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 경기 당일 전국의 붉은 악마 회원 1천여명은 대구로 집결,열정적인 현장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붉은 악마는 또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붉은 색 티셔츠 2만장을 무료로 배포,경기장을 붉은 색으로 물들일 계획이다. 대구시도 이날 붉은 색 티셔츠를 무상으로 배포한다. 특히 지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미국의 오노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 선수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미국전 필승 분위기를 돋운다. ◆기업·학교,'10일 오후 개점 휴업'=전국의 학교와 기업도 오후 3시30분 시작되는 경기시간에 맞춰 업무·수업을 잠시 미루고 TV에 시선을 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관내 2백83개 고등학교 대부분이 경기 시청에 지장이 없도록 단축수업 등의 방식으로 늦어도 오후 3시 이전에 수업을 끝낼 계획이다. 대구시 2백40개 초·중·고교는 경기장이 위치한 수성구,동구 등을 중심으로 단축수업 또는 휴교를 통해 학생들의 응원 참가를 도울 방침이다. 기업들의 한-미전 관심도 대단하다. 현대중공업,현대산업개발,네트워크 장비업체 한국알카텔,온라인 채용정보 업체 G2잡 등이 오전에 근무를 마치기로 했다. 대우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등은 당일 오후 공장 가동을 멈추고 TV 시청을 허용한다. 또 한솔그룹 아시아나항공 LG전자 SK글로벌 효성 코오롱 대우건설 등이 사내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단체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다른 업체들도 최소한의 필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TV 시청을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오후에는 산업현장이 사실상 '올 스톱'될 전망이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