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힘겨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예선 D조 2차전에서 미국에 선취골을 내줬으나 후반에 교체투입된 안정환(26)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1승1무가 돼 오는 14일 인천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올라가게 된다. 6만여명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초반 미국을 세차게 몰아붙였다. 전반 2분 송종국(23)의 첫 슈팅에 이어 5분에는 박지성(21)이 왼쪽에서 센터링해 준 공을 설기현(23)이 문전앞에서 결정적인 슛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18분에 설기현은 또 다시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다리를 맞고 빗나가는 불운이 뒤따랐다. 20분께에는 황선홍(34)이 미국 수비수 프랭키 헤지덕(28)과 부딪혀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 미국이 대공세에 나서 23분에 클린트 매시스(26)가 존 오브라이언(25)의 센터링을 받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미국에 밀리던 한국은 39분에 미국팀 반칙으로 황선홍이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이을용(27)이 찬 공은 골키퍼 손을 맞고 나가버렸다. 후반에도 한국의 불운이 계속됐다. 1분30초께 설기현이 또 다시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한국은 황선홍과 유상철을 빼고 '조커' 안정환과 최용수(29)를 투입,쉴새없이 미국팀을 몰아붙였지만 번번이 득점찬스를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토록 열리지 않던 골문이 열린 것은 33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이을용이 골문을 향해 띄운 볼이 수비수와 함께 몸싸움을 벌이며 문전으로 쇄도하던 안정환의 머리에 그대로 연결되며 극적으로 그물을 갈랐다. 한국은 동점골을 기화로 더욱 거세게 미국을 밀어붙였고 경기종료 직전 이을용이 상대 골지역까지 돌파에 성공한 뒤 무방비의 최용수에게 찔러주었으나 이를 실축,거의 다쥐었던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