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들이 최근 금융산업에 대한 컨설팅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설립이나 은행합병 등 제2차 금융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금융기관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고객자산관리 등 신규 수익모델 개발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톤컨설팅그룹 맥킨지 AT커니 등 경영전략 컨설팅업체들은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회사 설립이나 제일 서울은행의 매각 및 하나은행과의 합병 등과 관련된 경영조언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지주회사 설립이나 합병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에 따라 상대방과 접촉하는 창구역할까지 맡고 있다. 컨설팅업계는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부분의 수익이 커지면서 컨설턴트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해외 투자기관과 연계해 국내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M&A) 작업에 참여하는 등 파이낸싱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 등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합병 등 대형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PWC 액센츄어 딜로이트컨설팅 등 종합컨설팅업체들은 금융기관에 ERP(전사적 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경영조언에도 나서고 있다. PWC는 은행과 보험의 결합상품인 '방카슈랑스'에 대한 수익모델과 관련 전산시스템 판매에 적극적이다. PWC는 보험회사가 주도하는 방카슈랑스 모델을 도입해 성공했던 벨기에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조사, 국내 보험업계에 소개하고 있다. 액센츄어는 개인고객 자산관리인 '프라이빗 뱅킹(PB)'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겨냥한 CRM 구축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PB의 경우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고액예금을 유치하려고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지만 수익성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세무상담이나 골동품 부동산 주식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액센츄어측은 조언했다. 액센츄어는 특히 그동안 소득파악이 쉽지 않고 위험부담이 높다는 이유로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소극적이었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1백50만~3백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이 쉬워진 만큼 새로운 수익원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액센츄어는 신용카드 부가통신망(VAN) 사업자와 업무제휴를 맺고 정보를 축적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주고 있다. 액센츄어 이석근 파트너(상무)는 "금융기관들이 1차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영업방식을 도입해 왔으나 2~3년 만에 그 차별성이 줄어들게 되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